이름 | 황현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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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 비평 | ||||||||||||||||||||||||||||||||||||
문인소개 | 문학평론가이자 번역가.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 명예교수로, 한국번역비평학회를 창립, 초대 회장을 역임하였다. 10년 이상 정릉에 살고 있으며, 2015년 겨울에는 달빛마루도서관에서 《밤이 선생이다》로 강연을 하였다. 2017년 다시《우물에서 하늘 보기》로 성북구 주민들을 만났다. | ||||||||||||||||||||||||||||||||||||
주요작품 | 지은 책으로 《밤이 선생이다》,《우물에서 하늘 보기》,《잘 표현된 불행》,《말과 시간의 깊이》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의 《파리의 우울》등이 있다. | ||||||||||||||||||||||||||||||||||||
성북과의 관계 | 고려대학교에서 오랫동안 교수로 학생들을 만나고 정릉에 살면서 구민들과 강의로 꾸준하게 만나고 있다. 2017년 성북문인사기획전의 선정문인이었다. | ||||||||||||||||||||||||||||||||||||
첨부파일 | |||||||||||||||||||||||||||||||||||||
[황현산 강의 후기]우물에서 하늘보기-① 한용운
지난 6월 22일. 성북예술창작터에서 열린 〈2017 문인사 기획전 인문강좌〉 “우물에서 하늘보기: 황현산의 시와 세상이야기” 그 첫 번째 시간은 ‘만해 한용운의 작품’을 주제로 황현산 평론가의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두 시에서 모두 님을 떠나보내는 화자가 이별의 순간과 감정들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애타게 찾는 님과 만나는 장면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회상을 통해서도 님에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얼굴에 눈먼 ‘나’만 있을 뿐입니다.
시속에서 임과 나는 항상 이별한 상태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 설명해주셨는데요. 여기서 임은 나와 함께 할 수 없는, 가까이 갈 수 조차 없는 절대적인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그리는 절대적 존재란, 시대를 넘어서는 영원불멸의 위대함이나 순결함,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나는 그에 비해 한없이 작고 허약하여 절대적 존재인 임과는 인연을 맺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절대적이고 위대한 ‘임’을 보고 느끼며 ‘나’는 그와 같이 되고 싶어서, 그와 함께하기를 열망합니다. 하여 그와의 인연을 조금이나마 잇고 싶은데 실제로는 비천한 ‘나’와 완전한 ‘임’은 같이 할 수 없어, 그 인연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이별’을 통해 나타냅니다. 비록 임과 이별하여 나와 지금 함께하지는 못하지만 단풍나무숲 속 작은 길을 걸어가거나,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과 같은 사실적인 묘사를 통해 임과의 인연이 실재하였던 것처럼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별에의 가정을 통해 ‘임과 나는 결국에는 만났다’라는 희망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절대 안 될 것 같았던 임과의 인연이, 이별을 통해 나타나더라도 아름답게 표현될 수 있을 것입니다.
시속의 화자와 임은 독립투사와 조국광복의 열정이 되기도 하고, 불교선사가 도를 닦는 과정을 그리기도 하고, 사랑하는 이와의 이별의 순간을 담은 연애시가 되기도 합니다. 독립투사이자, 승려, 서정 시인이었던 만해의 시들을 다시 되짚어보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사마담 : 어떤 것을 보고, 듣든 ‘님’을 끊임없이 떠올리고 그리워했던 만해의 시처럼 위 시의 화자도 매일같이 ‘당신’을 쓰고 기다립니다. 왜냐하면 나와 ‘님’이 ‘이별’이라는 관계로 묶여 있는 것처럼, “당신”과 나는 쉼표(당신이 있고 쉼표가 있고 그 옆에 내가 있는 문장)로 묶인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2017년에도 여전히 ‘그리운 마음’들은 이별의 대상과 “아득하게 멀어지고, 아득하게 바라보는” 과정을 수없이 되새기고 지나야지만 만해가 꿈꾸었던 ‘아름다운 이별’이 완성될 것만 같습니다.
사마담 : 위의 시에서 화자는 번개로 잠깐씩 나타나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죠.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황홀했고 애타는 그리움은 식을 줄 모릅니다. 당신과의 만남은 찰나의 시간에만 가능하지만 세월이 흐르도록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무서웠지만, 당신을 통해 이제는 아름다워진 번개를 기다리는 것과 같이 말이죠. 한명의 구도자로써 도를 깨우치기 위한 열망과 절대자에 대한 마음을, 연애시로 표현했던 만해의 시들과 닮아있는 이해인시인의 ‘번개연가’ 였습니다.
황현산 선생님과 함께한 3개 강의 후기 주제를 〈힘센 말은 어디에서 오는 가〉로 정했습니다. 이 문장은 문학과지성사 40주년 〈문지, 단 한 권의 책〉 황현산 선생님 인터뷰 글의 제목에서 빌려왔습니다. 이 글에서 황현산 선생님의 말을 “진심을 다해서 이야기하는 사람의 말에는 사람과 사람 간에 조건 없이, 무리 없이 통하게 하는 힘”이 있다고 표현하였습니다.
황현산 선생님이 좋아하고 아끼는 시인과 시들은 선생님의 힘 있는 말처럼 “온 마음을 쏟은, 진심의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마담]은 이번 강의 후기를 통해 그 진심의 말들을 더 나누고자 합니다. “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어디냐면 ‘전’입니다. 어떤 이야기를 시작해서 이것을 발전시켜 나가다가 그것을 뒤엎는 순간이 바로 그 ‘전’인데요. …… 대개 여기에 해당하는 글, 여기에 해당하는 구절을 내가 좋아합니다. 그런 구절을 읽으면 ‘아, 여기도 희망이 하나 있구나. 아, 여기도 어떤 가능성 하나가 있구나.’ 생각하지요. 그게 슬픈 것이든 기쁜 것이든 어떤 ‘전’을 만들어낼 때가 이 세상에 새로운 가능성, 새로운 희망을 찾아내는 순간이라고 그렇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 《우물에서 하늘보기》 황현산 저 / 삼인 (2015) : p.163 - 만해의 ‘이별’ * [인제신문] 김미애 시인이 만난 우리시대의 작가 <3> 평론가 황현산 * [중앙일보] 나를 흔든 시 한 줄: 황현산 문학평론가 * [문학과지성사] 문지, 단 한권의 책 <힘센 말은 어디에서 오는가> 황현산 편 @ 제목을 클릭하면 본 웹페이지로 연결됩니다.
출처
*작가소개 - 한국근현대사전, 2005. 9. 10., 가람기획
*황현산 이미지 - 스톤김
*한용운 이미지 - 강원도민일보 http://www.kado.net/?mod=news&act=articleView&idxno=843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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