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평범한 건 시시한 게 아니라,
다정하고 친절하다는 뜻이에요
동화를 쓴 김미숙 작가는 평범한 사람은 작은 존재지만 선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아름답게 가꿀 줄 알고, 그만큼 타인에게 베풀 줄도 안다고 믿습니다. 우리가 평범한 사람들을 떠올릴 적에, 평범이란 말속에 선량함과 따뜻함이 깃들어 있음을 느끼게 해 주는 사람들이지요.
그건 이 책을 읽는 어린이 여러분도 충분히 히어로가 될 수 있단 뜻이기도 합니다. 준비물을 깜빡한 친구에게 선뜻 내 것을 내어 주고, 엄마에게 혼난 동생의 어깨를 토닥여 주고, 헤어스타일을 바꾼 친구에게 엄지손가락을 세워 주고, 길에서 만난 고양이에게 먹다 남은 소시지를 건네주는 어린이의 소소한 마음이면 돼요. 작고 평범한 게 결코 시시한 건 아니니까요.
이 책에는 보통 사람의 기준을 좀 더 다정한 쪽으로, 친절한 쪽으로 이끄는 사람들의 슈퍼 히어로 같은 모습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 표제작 〈마천루 빌딩 네거리에 슈퍼 히어로가 나타났다〉를 비롯해, 북극곰 사육사가 꿈인 수아가 북극곰이 더위를 피해 냉장고에 들어갈 방법을 궁리하는 〈북극곰을 냉장고에 넣는 법〉, 바지에 오줌을 누는 바람에 너무너무 부끄러워 쥐구멍에 숨고 싶었던 은우가 쥐구멍시에 갔다가 겪는 모험을 담은 〈쥐구멍〉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세 편의 짧은 동화를 읽고 나면, 평소에는 그저 평범할 뿐인 사람들, 그냥 스쳐 지나갔을 만한 동물, 곤란한 상황에 빠진 친구에게 따뜻한 눈길을 보낼 줄 아는 히어로가 되고 싶어질 거예요.
평범한 ‘마천루 빌딩 네거리’에
슈퍼 히어로가 나타났대요!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솟은 건물이라는 뜻을 가진 ‘마천루 빌딩’은 이름과 달리 5층에, 지어진 지 오래된 건물입니다.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로 복작대는 중심가에서 약간 벗어난 동네지요. 철물점 할아버지와 부동산 할아버지가 바둑을 두며 옥신각신 다투고, 사진관 청년은 반려견을 산책시키고, 빵집 아저씨와 베트남 쌀국수 가게 주인이 서로 즐겁게 인사하는 것이 매일 마천루 빌딩에서 일어나는 일이지요.
그런데 특별한 일이라고는 도무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던 심심한 풍경 속에, 뽀얀 먼지를 일으키며 슈퍼 히어로가 등장했답니다. 슈퍼 히어로들이 어찌나 날쌔고 용감하던지…… 사건 목격담 한번 들어 보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