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존재들을 향해 이은 무지개 울타리에서
동심과 협심의 목소리가 떠오른다!
함민복 시인이 동심으로 길어 올린 연못에는 무지개가 담겨 있다. 누구 하나 배척하지 않고 고양이며 수련 꽃이며 달과 얼음까지 모두가 온 계절을 즐기고 가도록 훤히 문을 열어 둔다. 시인은 우리가 쉽게 잊고 마는 존재들에게로 계속해서 손을 뻗는다.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이곳은 비단 인간만이 아닌 모두가 연결된 세계이기에. 그가 세 번째로 펴낸 동시집 『내 눈에 무지개가 떴다』는 어린이를 비롯한 작은 존재들의 크디큰 외침을 그러안은 시편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어둠처럼 보이는 그늘을 보고도 “분명 내 편!”을 외치는 두더지처럼 밝은 기운을 껴안고, 시험을 못 보고 반려동물과 예기치 않은 이별을 겪더라도 “울음지고 (…) 피어나자”고, “째-각, 째-각, 째-각” 앞으로 나아가 보자고, 시인은 소소(小少)하며 소소(炤炤)한 존재들을 향해 너른 무지개 울타리를 잇는다.
함민복의 동시는 질문을 남긴다. 어떻게 사는 게 좋은 삶일까. 좋은 언어는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까. 완전한 상실 속에서도 우리는 희망을 기를 수 있을까. 질문을 얻은 것만으로 충만해진다. 우리 삶은 수많은 관계 속에 존재한다. 함민복 시인의 동시를 읽으면 세계를 관계 속에서 바라보게 된다. - 우경숙(아동문학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