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가 편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어요”
시시각각 판단하고 사정없이 심판하는 잡 인터뷰의 세계!
첫 소설집 《어느 날 은유가 찾아왔다》로 2022년 대산창작기금을 받고,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최우수상을 수상한 장편소설 《안녕, 끌로이》를 쓴 박이강의 신작 단편소설 《잡 인터뷰》가 위즈덤하우스 위픽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해고될 위기에 처한 경력 13년 차 마케터 ‘리아’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나온 세 번째 회사와의 면접에서 앳된 얼굴에 레게 머리를 하고 문신이 있는 면접관 ‘TT’를 만난다. 판에 박힌 잡 인터뷰 대신 “편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싶다는 TT. 속이 좋은 건지 고도의 심리전을 시도하는 건지 알 수 없는 리아는 조심조심 TT의 질문들을 건너간다.
삶은 언제나 예측 불가능하고 부조리한 일들로 가득하고, 시시각각 판단하고 사정없이 심판하는 직장 생활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 잡 인터뷰의 연속이다. 그러나《잡 인터뷰》는 불공평하고 권위적인 면접에서 “내 인생의 현주소를” 돌아보고 “나의 욕망과 가능성의 크기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찾는다. 비록 월급쟁이로 사는 삶에 극적인 변화는 없을지라도, “단순히 돈을 버는 것 이상의 의미와 재미를” 찾고 그 “과정에서 나다움을 잃지 않고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엿 같은 일은 늘 일어나고, “원래가…… 페어하지 않은” 것이 인생이라면 우리는 이 타협을 무기력한 패배가 아닌 일말의 승리로 다시 읽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