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를 통해 새로운 나를 만나다
삶의 반환점에서 다시 출발하는 신중년 열두 사람의 이야기
『소설 같은 내 인생』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한 ‘신중년’ 열두 명의 이야기다. 신중년은 5060세대를 새롭게 가리키는 말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2018년부터 신중년이 자신의 삶을 마주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창조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책에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삶을 변화시킨 열두 사람의 인생이 한 편의 소설처럼 생생하게 담겨 있다.
이들이 걸어온 삶의 궤적은 각양각색이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홀로 농사를 짓는 여성도 있고, 한국 남성과 결혼하며 우즈베키스탄에서 이주해 온 여성도 있다. 직업도 연극배우, 시인, 학원 원장 등으로 다양하며,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참여자뿐 아니라 기획자도 있다. 이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공통점은 바로 중년의 시간을 통과하고 있다는 점이다.
요즘의 ‘중년’은 과거의 중년과는 다른 의미를 지닌다. ‘100세 시대’에 50세는 말 그대로 절반에 불과하다. 이제 중년은 노년으로 가기 전의 단계에 그치지 않고, 삶의 방향을 전환하기에 결코 늦지 않은 시기가 되었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희미해지고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중년은 그 누구 못지않게 혼란스럽고 불안한 존재이지만 그만큼 열린 가능성으로 가득하다. 그래서 이들은 ‘신중년’이라고 불린다.
책에 등장하는 열두 명의 ‘신중년’은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에 참여하면서 자기 자신과 마주하고, 잊었던 꿈을 되살려내며, 다가오는 미래를 긍정할 수 있는 용기를 회복한다.
생애전환은, 비유하자면 삶의 마디, 생의 변곡점, 인생 터닝 포인트일 것이다. 이들 마디, 변곡점, 터닝 포인트에서 삶, 세월, 생애 등이 사람, 공간, 일 등과 만나서 전환이라는 화학반응이 일어난다. 이러한 계기는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와 같은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일 수도 있고, 새롭게 관계 맺은 사람일 수도 있으며, 새 일일 수도 있다. 드물게는 어떤 계기도 없이 느닷없이 불현듯, 마치 선승의 깨달음처럼 닥쳐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 어떤 전환의 모습이나 상황에서도 공통적인 것은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거치게 된다는 점이다.
_14쪽
인터뷰어인 최규승 시인은 열두 명의 신중년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눈 뒤, 공감 어린 시선으로 그들의 삶을 정리하고 풀어놓는다. 인터뷰어의 언어를 통해 이들의 개성 넘치는 삶은 한 편의 연작소설을 읽는 것 같은 일관성과 보편성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