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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안내] 홍작가's 북N백스테이지 투어 2편
작성자 장위행복누림도서관
등록일 2020.12.22 조회수 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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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파일 홍작가의 북N백스테이지 투어 2편.zip

+ 첨부된 파일(PDF파일)로 보시길 권장합니다.

 

 


[홍작가’s 북N백스테이지 투어 2편]

홍영은 작가의 작품을 구성하던 책(BookSatge)과 연극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BackStage)을 함께 만나는 시간


 

 

  대망의 첫 연습이 밝아왔다. 떨리는 가슴을 안고 연습실에 도착한 나와는 달리 배우들의 얼굴은 심경이 복잡해 보였다. 생각하는 것을 글로 풀어내는 작가와 달리 배우들은 감정을 써서 몸으로 표현해야 하니 와 닿지 않는 상황과 대사들이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나도 배우들의 심정을 이해하지만 어떻게 해결해줘야 할지 서로 고민이었다. 연습실에는 한동안 난감한 침묵이 흘렀다.

 

 

 

그런데 정말 이런 사람들이 있어요?”

 

 

  배우가 툭 하고 질문을 했다. 나는 내가 기억하는 소설 반짝반짝 빛나는을 이야기 했다. 오래전에 읽은 소설이지만 게이인 남편과 살아가는 아내가 남편의 애인을 만나 술을 마시는 장면은 오래도록 쇼킹하게 남아있었다.

 

 

 

작가의 말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다는 것, 그 사람을 느낀다는 것, 인간은 누구나 천애 고독하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작가의 말

사랑을 하거나 서로를 믿는다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만용입니다. 그런데도 그런 것을 하고마는 많은 무모한 사람들에게 이 책이 읽힐 수 있다면, 영광이겠습니다.

 

 

 

  무리에 끼지 못하고, 겉돌다가 자신들의 무리를 만드는 은사자들. 은사자들 같은 쇼코와 무츠키, 곤의 관계는 불안해 보이기도지만, 서로에게 기댈 자리를 제공하며 낯선 안정감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 낯선 안정감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싶었던 나는 이 책에 대해서 열렬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 책의 내용부터 이 책을 읽고 느낀 나의 충격과 그리고 나 스스로도 느낀 안정감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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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아무것도 추구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잃지 않는다. 아무것도 무섭지 않다. 불현듯, 물을 안는다는 시아버지의 말이 떠올랐다.

 

 

 

 

  쇼코의 저 독백처럼 물은 안는다.’는 심정으로 사랑하는 우리들. 물을 어떻게 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나의 간절한 마음을 담아 열변을 토했다. 정신차려보니 나는 눈까지 감고 열변을 토하고 있었더랬다. 살짝 실눈을 떴다. 배우들 눈빛이 모두 나를 향해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왜 저래?’ . 창피해. 이 순간이 제일 싫다. 나 혼자 떠들고 상대방은 전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을 때. 공허한 메아리. 나도 그도 벽이 되는 이 순간. . 싫다. 뭔가 방법이 필요하다. 다시 배우의 질문을 떠올렸다.

 

 

이런 사람들이 정말 있어요?”

 

 

  뭔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예가 필요할 거라는 생각에 책을 찾기 시작했다. 다행히 그때 내 눈에 들어온 것이 우리는 폴리아모리 한다.’ 라는 책이었다. 국내에서 출판됐고 국내의 작가들이 국내의 사례를 모아서 출판한 책이었다. 안에는 폴리아모리에 대한 개념도 있었지만 국내외의 사례들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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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폴리아모리들은 자신들을 변호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폴리아모리도 모노아모리처럼 선택할 수 있는 일입니다. 모노아모리만이 올바른 선택지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폴리아모리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폴리아모리, 즉 제한 없는 사랑은 그 자체로 자연적인 것이다. 단지 자연 위에 모노아모리 중심적인 문명이 구축된 것이다.

 

 

  우리는 책에서 제시한 구체적인 사례들을 가지고 자신의 경험을 빗대어 이야기 나누기로 했다. 우리의 경험 속에서 조금만 더 나아가거나 시각을 조금만 바꾸면 책에서 나오는 사례와 어느새 맞닿아 있었다. 조금씩 배우들이 폴리아모리에 대한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나도 배우들에게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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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e) 한 명이 두 명의 애인들을 V자 형태로 관계하는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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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e) 모노아모리 만남에 대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이미지다. 두 명의 애인들끼리 서로 질투를 느끼거나 사이가 좋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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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어드 Triad 세 명의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며 삼각형 triangle의 관계도를 그리게 되는 파트너십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경우 성적 소수성이 반드시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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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드 quad 네 명의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는 연인 관계를 의미한다. 쿼드의 대표적인 형태는 다음과 같다. (1) 한 명의 꼭짓점을 중심으로 세 명이 그를 사랑하는 경우 (2) 각각 사귀어 오던 두 커플이 한데 모여 살아가면서 다른 커플을 서로의 가족으로 여기는 경우 (3) 하나의 비이 Vee 공동체가 있을 때 외부의 다른 누군가가 그 비이들 중 두 명과 관계를 가짐으로서 결과적으로 두 개의 비이가 겹치는 경우 (4) 극히 희박하지만 넷 모두가 넷 모드를 사랑하는 경우. 4라는 균형의 숫자로 공동체가 해체될 가능성이 낮으며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상처를 덜 받는 경향이 있다

 

 

  배우들에게는 이제 머리로 아는 것을 몸으로 표현 할 시간이 다가왔다. 나는 대본을 연습하기에 앞서 책에 있는 사례들을 상황극으로 해보자는 제안을 했다. 생각으로 맞닿았던 생각을 구체적으로 표현해보자는 제안이었다. 구체적인 상황을 연기해보니 배우들의 감정은 더 생생해졌고 머릿속에서 뿌옇게 자리 잡았던 실체들이 명료해지고 있었다.

 

 

 

  더 이상 배우들은 폴리아모리에 대한 거부감도 폴리아모리에 대한 부담감도 없어 보였다. 공연 2주일을 앞두고 우린 대본으로 연습을 들어갔다. 다른 연습 현장에 비하면 늦어도 한참 늦은 시간이었다. 며칠은 밤을 새기까지하며 우린 열심히 우리의 생각을 부대에 담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공연 날, 폴리아모리가 뭐야? 라고 들어 온 관객들은 충격을 받기도 이 상황을 즐거워하기도 하였다. 왜 둘 다 가지려고 해? 욕심쟁이야 뭐야? 라는 반응도 있었고, 능력자네 라며 동경하는 관람평도 있었다.

 

 

  무대 철거까지 끝내고 쫑파티를 하는 날. 배우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던 것이 떠오른다.

 

 

 

한 가지 반응만 나왔다면 우리의 실패였을 것이다. 그래서 폴리아모리가 뭔데? 라며 객석을 나가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저렇게 말했다면 말이다. 이렇게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조금이나마 폴리아모리에 다가가려 한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배우들과 내가 폴리아모리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려 노력한 과정이 무대를 넘어 객석에도 전달되기를 그래서 우리가 믿고 있는 사랑의 형태에 대해서 한번쯤 물음을 던져보기를 원했던 바램이 조금은 성취된 것 같았다.

 

 

  2주의 고생만큼 술잔을 기울였던 우리는 휘청이는 밤을 지나 일렁이는 아침까지 그렇게 웃고 울며 작품을 마무리 했다.

 

 

  진종민, 송지나, 유지훈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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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주어진 관습이 나를 설명하는 유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면 그것을 우리는 전유하여 이용하면 된다. 하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결국 소수적인 욕망을 가진 사람들을 자율적으로 새로운 도구들을 상상해 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소수자에게 상상력은 생명인 것이다.

 

 

(2020.12.26. 3편으로 만나요)


 


 

 

〓 더 알아보기

 

1) <연극 폴리아모리> 홍영은 작, 연출(40분)

 

 

2020 제8회 서울단편극페스티발 포스터


 

  알콩달콩 사이좋은 부부로 정평이 나있는 부부 종민과 지나. 종민이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일하는 지훈. 이 셋의 마음의 화살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훈의 화살표가 지나를 향한 것. 지나는 폴리아모리스트이다. 종민에게 이 사실을 밝히고 지훈과의 관계를 시작하는 지나. 그러나 지훈이 못내 사장님인 종민을 볼 때마다 죄 진 기분이다. 지나와 지훈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종민의 화살표 사실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훈을 향해...이를 눈치 챈 지나는 종민에게 제안한다. 우리는 아름다운 삼각형이 될 수 있다고.

과연 지훈과 종민은 지나가 이야기하는 삼각형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 포스터 이미지를 누르면 공연 정보가 있는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2) 반짝반짝 빛나는에쿠니 가오리 저, 소담, 2002

 

 

에쿠니 가오리의 『반짝반짝 빛나는』

 

 

   『반짝반짝 빛나는은 깊은 가을과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소설이다. 좀약냄새가 희미하게 묻어나는 트렌치코트를 꺼내 입고 (스카프라고 부를 수 없고 목도리라고도 부를 수 없는) 긴 머플러로 목을 둘둘 싸매곤 서늘한 거리로 나서야하는 그런 날 이 소설에는 세 명의 주요인물이 나온다. 알코올 문제가 있으며 조울증을 앓는 쇼코, 동성애자이지만 서로의 사정을 알고 쇼코와 위장 결혼을 한 무츠키, 그리고 무츠키의 아주 오랜 애인인 곤. 모두 나름의 사정을 가진, 미워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정이현 소설가 칼럼 정이현의 남자남자 남자(2014.10.21.)의 한 부분)

※ 책표지 사진을 누르면 책 정보가 있는 도서관사이트로 이동합니다.

 

 

3) 우리는 폴리아모리 한다심기용_정윤아 저, 알렙, 2017

 

심기용, 정윤아의 『우리는 폴리아모리 한다』

 

 

  폴리아모리는 윤리적인사랑이 아니다. 횡단하는 사랑이며, 그 자체로 자연의 사랑이다. 어차피 우리는 사랑하고 있고, 사랑하게 되어 있다. 올바른 사랑을 찾으려 형이상학을 맴도는 것이 아니라, 그저 우리에게 마주한 강렬함을 그 자체로 기쁘게 사랑하자. 이 책에 나온 폴리아모리 형태나 사례들이 역으로 스스로를 구속한다고 여겨진다면 모두 잊어버려도 좋다. 중요한 것은 삶의 현장이지 지면이 한정된 책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디 이 책이 우리를 더 자유롭고 기쁘게 만드는 사랑과 욕망의 영토가 되기를 바란다.(맺는 말중 한 부분)

※ 책표지 사진을 누르면 책 정보가 있는 도서관사이트로 이동합니다.

 

 

 


작가소개 | 홍영은

그냥 청춘시리즈
청춘밴드
옥탑방크로키
달빛크로키 외 다수 작, 연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장위행복누림도서관이 함께하는 2020도서관상주작가지원사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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