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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외투 표지
제 목 잊을 수 없는 외투
저 자 프랭크 코트렐 보이스 글 ; 칼 헌터, 클레어 헤니 사진 ; 이유림 옮김
발행처 논장
발행년도 2017
청구기호 843-보68이
추천년월 2025,03
조회수 42


 

 

◆ 가디언상.독일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 ◆
“저 아래 어딘가에 제너두가 보물처럼 묻혀 있었어.”
‘문화적 장벽을 넘어선 어린이들의 우정’이라는 주제를
아주 설득력 있게 독창적인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뛰어난 문학 작품.
유머와 수수께끼와 정서적 호소력이 넘쳐흐르는 탄탄한 이야기에
매혹적인 사진이 더해져 교묘하고도 마법적인 즐거움이 넘친다.
이민, 사회적 네트워킹, 문화적 차이의 수수께끼 등
우리 시대의 논쟁거리를 참여적으로 다루는 것을 넘어
판타지의 힘과 어린이의 세계를 지키고 가꾸는 것에 대해
두고두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 “여러분, 새로운 친구에게 인사하세요. 이 애 이름은 칭기즈예요.”
어느 날 아침 리버풀 근처 부틀에 자리한 줄리의 학교에 두 아이가 나타난다.
햇볕 쨍쨍한 한여름에 북슬북슬한 털이 달린 미친 것 같은 외투를 입고서.

 

몽골에서 온 칭기즈와 네르구이 형제. 마치 선생님과 힘겨루기라도 하듯 건방지기 짝이 없는 태도의 칭기즈와 말이 없는 네르구이. 그 애들은 교실에서 모자조차 벗지 않으려고 한다.
화장품과 좋아하는 남자애한테만 관심 있던 평범한 아이 줄리는 갑자기 나타나 생소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이 이방인에 온통 마음이 끌린다. 세상에, 사람에게 매를 길들이는 기술이 필요할 수 있다니, 나름 6년이나 학교에 다니며 배울 만한 것은 다 배웠는데…….
자신의 무식함과 강렬한 호기심을 동시에 느낀 그때 칭기즈가 줄리를 콕 집어 ‘좋은 길잡이’로 지명하고, 그 순간 줄리는 화장이나 남자애에 대한 생각을 딱 그친 채 기꺼이 좋은 길잡이가 되리라 결심한다.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진정한 유목민이 새로운 낯선 곳에 왔을 때 필요한 ‘좋은 길잡이’.
줄리는 두 아이에게 학교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준비물을 알려 주고 놀이 도구는 어떻게 정리하고 축구 규칙은 어떤지 등 모든 일을 가르쳐 주고, 특이한 외투를 벗고 평범한 옷을 입으라는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칭기즈와 네르구이는 자기들의 습관을 거의 바꾸지 않지만 어느 겨를에 외투를 벗고, 그러면서 조금은 이상한 우정이 발전한다.
사진을 찾고 자료를 조사하고, 들고 다니는 대나무 궁전에 전 세계를 정복한 칭기즈 칸에 바다처럼 넓다는 초원에…… 줄리는 몽골에 대해 모르는 거 빼고는 다 알게 된다.
하지만 비단 방에서 마두금을 타고 사모바르가 보글보글 끓고 있을 칭기즈네 집에 대해서만은 별로 알아낸 것이 없다. 그 애들이 부틀 어디에 사는지조차 모른다. 거긴 무엇인가 비밀이 있다.

 

★ 다름과 낯섦, 여기 두 문화가 서로 만난다.
마치 다른 나라에 발을 내딛듯 칭기즈의 외투를 입고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줄리, 말의 두개골로 하는 비밀스러운 의식도 쿠빌라이 칸의 여름 수도인 제너두도 사막인데도 두꺼운 옷을 입어야 하는 이유도 하나하나 알아간다.
이렇게 ‘낯섦’은 감수성 풍부한 아이의 마음속에 또 하나의 세계를 열어주지만, 그 발견은 몽골이라는 낯선 세계에 그치지 않는다. 예전에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다른 세상, 덩치 큰 애들을 피해 어슬렁거리는 아이들과 주차장 사이 쐐기풀 더미의 개구리들과 무엇보다도 우리가 놓쳐버린 미지의 나라…… 이토록 가까이에 시선만 돌리면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는 마법으로 가득한 세계로 이어진다. 두 문화의 만남이 양편으로 세계를 열어 준 것이다.
우리는 우리 앞의 공간을 얼마나 다르게 인식할 수 있을까? 다른 문화와의 만남은 우리의 세계를 얼마나 풍요롭게 만들어 줄 수 있을까? 이상향 제너두는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결국 줄리가 칭기즈네 집을 찾아가고 현실을 알게 되었을 때 이야기의 정치적인 차원이 열리고 두 아이는 정말 사라지지만 작가는 철저하게 아이들끼리의 상호 작용에만 집중해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칭기즈는 아주 생생하게 자신의 매력 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인다. 처음엔 좀 뻔뻔해 보이기까지 한, 귀엽거나 사랑스러움과는 거리가 멀었던 칭기즈 형제가 어느덧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보이고, 결말에 이르러서는 마치 내 옆의 친구 일처럼 가슴이 아프다.
우리 주변에 이러한 낯섦은 더 이상 드물지 않다. 세상 어느 곳이나 모든 곳에서 온 아이들이 있으니까. 동생과 함께 나타난 칭기즈처럼 가까운 곳에서 혹은 먼 곳에서 불쑥 나타나 낯선 나라에서 배움을 얻으려는 아이들. 우리도 언젠가는 다른 곳에서 그런 아이들이지 않을까?

 

독자들은 한동안 자기 시각에서 이야기하는 열두 살 줄리처럼, 칭기즈의 실제 상황을 꿰뚫어 보지 못한다. ‘이야기하는 나’가 배경지식을 밝히지 않고 ‘경험하는 나’의 제한된 선에서 이야기를 끌어가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야기의 중요한 요소들은 표현되지 않고 비어 있다. 줄리는 어른이 되고 나서 비로소 시작만큼이나 갑작스럽게 끝나 버린 짧은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이러한 전개는 책 전체에 수수께끼 같은 뭔가 매혹적인 아우라를 드리우는데, 이런 환상이 작동하고 또 벗겨지는 데는 분위기를 살려 주는 멋진 사진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치 일기장처럼 줄이 쳐진 낡은 종이, 문장들 사이에 군데군데 놓인 사진들. 어두운 숲 사이로 난 오솔길, 낮게 내려온 하늘과 만나는 들판, 유르트 벽면의 그림자……. 이 사진들은 낯선 곳을 더 신비롭게 때로는 한층 친근하게 바꿔 주면서 이 이야기를 마치 줄리가 공책에 적고 그 위에 칭기즈가 찍은 사진을 붙여 놓은 것처럼 어딘가에 실재하는 진짜라는 인상을 준다. 여기에 빛과 그림자놀이까지 보태지며 줄리의 이야기를 기분 좋게 보충해 준다.

 

덧붙여진 작가 후기는 이 책의 현실성을 높이며 독자로 하여금 자꾸만 생각하게 만든다.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진지하게. 불법 이민이나 난민 같은 문제는 또 다른 논쟁거리이지만, 갑자기 사라진 칭기즈를 보며 아이들의 세계는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또한 자연스럽다. 이민, 문화적 차이, 사회적 네트워킹, 마법의 본성 등 독자들의 생각의 갈래는 수없이 뻗어나갈 것이다.
처음 읽었을 때는 잊기 어려운 정서적 울림을, 다시 읽으면 모든 감정선이 한층 명쾌하게 들여다보이는 이 책은 문화상호적인 이해를 위해서도 커다란 가치가 있다.

 

예술의 힘과 그 한계에 대한 아주 독특하고 탁월한 작품이 탄생했다. 어린이들에게 오늘날에도 값싼 상투성을 넘어 문화를 교류함으로써 어렵지만 서로 이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 그 기회와 난관에 대해 말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독일 청소년문학상 수상 이유 중에서 

 

[출판사 제공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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