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덥기만 할까? 아니야, 달콤하기도 해.
봄이 지나면 자연스레 찾아오는 여름, 무더위로 대별되는 여름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무겁고 지치게 하지요. 하지만 여름 열기에 누그러진 의식의 반면은 오히려 느긋함의 숨을 트게 하지 않을까요? 작가는 더위에 지쳐가던 순간에 시선을 바꿔 여름을 다시 바라보게 이끕니다. 그러자 여름의 더위는 앞을 향해 달려가던 우리에게 '잠시 멈추라'는 의미로 다가오고, 쉴 그늘을 만들기 위해 여름 나무가 무성했음을 알게 됩니다. 이처럼 더위에 대한 생각이 열리자, 여름 바다의 쨍쨍한 열기는 온몸으로 들어와 붉은 색의 팔레트가 되고, 내리치는 세찬 빗줄기는 선으로 살아나 더위에 매몰되었던 기억을 아름답게 그려나갑니다. 여름은 달게 익어가는 복숭아 위에 그 마지막 열기를 쏟으며, 우리 곁에 달콤함으로 남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