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젊은 작가상 박민정의 첫 장편소설
" 아빠, 아직도 몰라요?"
오래전 침묵을 선택했던 아버지를 흔드는
죽음을 선택한 딸의 단단한 목소리
믿었던 것을 의심하고 믿었던 것에 배신당하며
분노를 넘어 기어이 만나게 될 슬픔과 책임감
첫문장
초당 9.81미터의 중력가속도.
다른 물체들과 마찬가지로 인간도 날 수 없으므로 공중에 뜨는 순간 떨어지게 된다.
아빠,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상처를 주는 것 같아요.
멀리 있는 사람들은 상처를 줄 수조차 없죠 p123
아저씨, 당연하다고 했잖아요. 노동자로 싸우는 건, 어떤 거대한 이상도 없는 거라고. 노동자는 신성하지도 특별하지도 않다고. 우리가 싸우지 않으면 더 나빠지니까 살기 위해서 생존하기 위해서 싸우는 거라고. 이제 나는 아저씨의 본의도 모르겠어요. 아저씨가 기장이 될 수 없었던 까닭도 본인의 능력부족이라고만 생각하면서, 왜 모두를 위해 앞장서서 싸우는 건지, 아저씨는 회사가 사원에게 지지 않으려고 얼마나 애쓰는지 몰라요. 아저씨가 노조 간부이며 내가 그런 아저씨와 어울려 지낸다는 사실만으로 우리를 더러운 사람들고 얼마든지 몰아갈 수 있다는 걸 아저씨는 몰랐어요. p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