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폭파하려는 아이들과 막으려는 아이들!
“우리, 이 학교 폭파시켜버릴래?” <위저드 베이커리>의 작가 구병모의 또 다른 장편 소설인 <방주로 오세요>는 재앙을 겪는 인간들의 현재나 위기가 아닌, 모든 사태를 겪어낸 그들이 다시 일상을 찾은 이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작가는 이 이야기는 미래가 아닌 현재의 가정법이라고 밝혔는데, 소설에 어떠한 연도도 기입하지 않은 것은 이 때문이라고 한다. 재앙 후 벌어진 인간 계층 간의 불평등을 청소년의 시각을 빌려 성장 소설로 풀어냄과 동시에 여전히 존재하는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어 동시대성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p.110 지상의 아이들 전형은 말이지, 잘 배운 인재들을 자기들의 노예로 만들기 위한 예비 학교야. 이 제도가 그대로 이어진다고 가정했을 때 처음부터 방주시에서 살았던 학생들은 이 학교 졸업과 함께 도시의 주인이 되겠지만, 우리는 도시가 굴러가게 떠받치는 일꾼 이상이 되지 못해. 아무리 개인이 노력해도 주인 자리를 내주지는 않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