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63빌딩에서 떨어져도 죽지 않는다. 그런데 7층보다 낮은 데서 떨어지면 죽는다.’ 소설가 노희준이 그의 소설집 서두에 쓴 〈작가의 말〉이다. 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시작으로 소설집 ≪내 사랑 카멜레온≫에는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예측을 불허하는 반전을 보여주는 소설 8편이 수록되었다. 2005년에 출간된 첫 소설집인 〈너는 감염되었다〉의 개정판인 이 책은 출간 당시 표제작의 제목처럼 감염과 바이러스, 현실과 악몽 사이에 존재하는 인간의 이야기가 중심을 이룬다. 평온한 일상에 바이러스가 침투해 서서히 삶을 점령해 가듯 위태로운 현실에 처한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피리새는 남의 노래를 배운대.
어릴 때, 소리를 배울 때, 뻐꾸기랑 살면 뻐꾸기처럼 울고,
카나리아랑 살면 카나리아처럼 운대.
바에 출근한 마지막 날, 그녀는 느닷없이 새 이야기를 꺼냈다.
_〈벙어리 방울새의 죽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