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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정릉도서관 <담담담 토론회> 첫번째, 우리는 왜 서로를 혐오하는가? 후기
작성자 정릉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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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릉마을인수다 후기

담담담토론회 첫 번째

사회를 담은 문화를 담은 정릉의 담론 201883010

 

정릉도서관에서는 일상에서의 수다가 공론이 되는 <마을인수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담담담토론회는 정릉도서관 독서회가 의제를 발굴하고 주민들과 함께 하는 소규모 토론회(작은마을인수다)로 지난 8, 9[우리사회 혐오문화에 대하여] [탈코르셋 운동에 대하여] 각각 2개의 주제로 진행한 후 그 후기를 공유합니다                                                                                           

 

제러미 월드론은 혐오 표현이 한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서의 존엄한 삶을 파괴하고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구성원이 함께 살아가야한다는 공공선public good을 붕괴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혐오표현 규제가 모욕, 불쾌감, 상처를 주는 말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포용의 공공선과 정의의 기초에 관한 상호 확신의 공공선을 지킨다는 점에 주목한다. 월드론이 말하는 공공선은 사회의 각 구성원들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공존의 조건을 말한다. 각 구성원들은 자신의 속성이 무엇이든 적대, 배제, 차별, 폭력을 당하지 않고 여러 구성원들과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공존의 조건하에서 모든 구성원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정상적인 자격”, 즉 존엄한 존재로서의 사회적 지위를 보장받고 살 수 있다는 확산을 가져야 하는데, 혐오표현은 이러한 포용의 공공선을 파괴하는 것이다. <말이 칼이 될 때(홍성수) 중에서>

 

2018830일 목요일 10시 정릉도서관 첫 번째 담담담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정릉도서관의 자랑! <낭만적 책읽기>, <논스톱>, <이야기샘> 등 다양한 독서회와 주민들이 모였고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권수현 부대표가 레퍼런스패널로 참여했습니다. 이날 토론은 <낭만적 책읽기>의 라라님과 민들레님의 발제로 포문을 열었고 참가자들이 하나 둘 자신의 경험담을 조심스럽게 꺼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누군가를 싫어하는 표현을 하는 거 자체가 오래전부터 있어 왔던 것이고 자연스러운 것들인데 최근 이러한 표현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부각되고 있는지, 그리고 왜 부각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이번 주제가 표현의 자유나 인격권의 충돌이라거나 사회관계망 서비스의 제한, 젠더문제, 교육제도, 규제의 법제화 등 어떻게 보면 너무 막연하기도 하고 끝도 없는 논쟁의 주제일 수도 있지만 이 자리는 토론을 통해서 결론을 내고자 하는 자리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생각을 이야기해봤으면 좋습니다. 우선 먼저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이런 발언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사회적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생각과 이와 더불어서 내 개인이 하는 표현의 자유에 관한 문제, 이게 어떤 인격과 대립하는 지점에 있어서 어떻게 조화로움을 찾을 수 있는지 그리고 일본에서는 발의가 되었다는데 어떤 교재보다는 성숙한 시민사회의 자존능력으로 이런 접점을 찾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문제, 그리고 이와 관련한 교육적인 문제를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낭만적 책읽기 라라)

 

 

 

요즘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워마드를 비롯한 혐오문제에 대해 굳이 이렇게 마을에서 토론해보자 하는 것이 오히려 논란을 확대 재생산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러한 논란들이 사회의 건강한 발전과 진보가 아닌 소모적이고 불필요한 남혐 여혐이라는 상호 비난으로만 전개되는 것에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사회의 불평등 및 차별은 단순히 남녀의 문제를 국한시킬 수 없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이며 인권의 문제입니다. 이제는 무분별하고 악의적인 비난과 혐오를 멈추고 건강한 논쟁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하며 지금의 갈등이 상호비난으로면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려면 어떻게 이 현상을 바라보고 어떤 선택을 해야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고 싶습니다. (낭만적 책읽기 민들레)

 

 

자문위원_ 권수현

 

무 자르듯이 이 단어를 사용하거나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혐오다!라고 하는 게 아니라 말이라는 것은 누구랑 이야기는 하느냐. 그 상황의 맥락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어떤 맥락 속에서 우리가 혐오라고 하는지 생각해보자. 개인적인 경험, 혹은 친척이나 아이에게 들었던 경험들을 이야기 해 보면서 혐오표현에 대해 개념을 잡아보고 이야기 나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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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는 상대가 어떻게 느끼는가가 중요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보면 1:1로 만나서는 하지 않고 집단으로 하는 것 같다. 여성, 노인들, 심지어는 젊은 친구들도.... 얼마 전에 덕수궁에 갔는데 태극기 시위를 하고 있었다. 지나가는 어르신들이 하는 이야기가 젊은 것들이 다 문제다라고 하는데 이것도 혐오표현이지 않는가? 이런 것을 들으면서 왜 이렇게 젊은이들을 싫어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

"어느 날 휴카페에 중학생 남자애들의 수다를 듣게 되었다. 나름 사회적 인식이 있는지 페미니즘이 뭐야?” 라고 말하는데, 이 아이들은 정말 정보가 없지 않은가? 아이들이 인터넷에 검색을 하기 시작했는데, 걸러지지 않은 정보들이 많이 노출된다. 이런 것들로 인하여 아이들은 양질의 정보를 선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분별없는 정보들의 그릇된 확산이 놀이로써 정착되어지지 않은가라는 우려가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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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개인적으로 듣는 것보다 언론을 통해 듣는 게 많다. 너무 언론에서 이슈화가 되어 메갈이라는 것과 워마드 단체들이 어떤 발언들을 하는 것만으로도 부각이 되니 그런 것을 통해서 더 접하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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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이 편견으로만 끝이 나면 그 사람 마음속을 바꿀 수 없다. 거기서 멈추면 괜찮은데 표현으로 나타나면서 실생활까지 연결되니 이게 문제가 되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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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라고 경쟁력이 강한 사람만 있는 게 아니다. 저는 번역 일을 하는데 이런 느낌이 든다. 여성들이 잘 할 수 있는 영역에 내가 들어왔다는 생각....

사회가 나눠져서 산다고 했을 때 여성 집단과 남성 집단 내에서도 차별과 혐오가 있지 않나? 예를 들어서 인도의 카스트제도에서도 불가촉천민들도 차별하는 경우도 있지 않은가?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만의 문화가 아니라 인간자체의 문제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혐오라는 것은 이미 약자의 표현이라는 생각을 받았다. 혐오를 한다는 거는 이미 경쟁에서 밀려있는 사람들이 자기 방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공격적인 표현은 분노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자문위원_ 권수현

생물학적 사회로 구분을 지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한국 사회가 페미니즘을 단편적으로 바라보는 방식이다.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여성들이라고 하면 여성우위를 이야기하고 여성주도권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실제로 페미니즘의 역사를 보면 그런 이야기를 한 사람은 없다. 초기의 페미니즘이 나왔던 배경은 남성들은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데 여성은 왜 다 안주냐, 너희가 인간은 평등하고 자유로운 존재다 했는데 여성이라는 사람은 인간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느냐라는 문제제기를 했었고 권리를 쟁취를 해왔던 것이다.”

나는 혐오의 문제가 남녀차별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주의 힘의 논리에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든다. 남편이 밖에서 일을 하는 것이 내가 하는 거보다 큰 영역이라고 인정받고 당연한 것처럼 살아왔다. 내가 버는 돈은 더 많지 않았다. 부모님세대나 할머니 세대는 남자가 직장을 그만두면 잘 떠받들어줬다. 그런데 지금 우리세대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경제력이 없는 남편이 충 취급을 받고 있다. 지금은 눈치를 보면서 주도권을 가지고 있지 않다. 젊은 세대는 지금보다는 많이 달라진 것 같다. 계속 고민하고 사회가 바뀌어 가는 만큼 변화를 바라보는 눈을 가져야 시민의식이 높아 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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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혐오는 강자가 약자에게 하는 혐오인 거 같다. 여성혐오, 장애인, 성적 소수자 등 약자를 보호해야한다는 차원에서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안하지 않는 범위 내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법률적인 것들이 제도권에서 논의가 되어야지 본다. 우리나라는 외국인에 대한 혐오가 인터넷상에서 벗어나 오프라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언론에 나온 게 외국인들에게 욕하고 심지어 어느 곳에서는 물건을 팔지 않는 경우가 있어 신고를 하니 경찰은 인종차별법이 있지 않아 어떤 제제를 가할 수 없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한다. 이런 것을 보면서 어떻게 약자를 보호해야 할까의 고민이 생긴다.”

 

자문위원_ 권수현

책에 나와 있듯이 혐오 표현이 가능한 맥락을 보면 권력을 가진 사람이 뭔가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거나 유지하기 위해서 누군가를 혐오의 대상을 찾는 역사가 계속 되어왔고, 이것이 남녀차별이나 성소수자 등의 차별을 야기해 왔을 것이다. 이것을 봤을 때 과연 인간이라는 존재가 태어났을 때부터 계속 차별을 받아야 하는 존재인가 했을 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EU에서는 외국인 노동자, 이민자들에게도 투표권을 주고 있다. 사람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관념이 만들어 지면서 구호로만 외쳤던 것을 실행하는 단계라고 생각하고 그런 의미에서 혐오를 생산하는 실질적인 권력자가 누구인지는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이다.”

일본에서는 혐오표현을 규제하고 있다. 혐오표현의 규제 방법에는 형사처분 등의 강경론으로 대응하는 '유럽식 접근'과 국가 개입을 최소화하는 '미국식 접근'이 있다. 가장 강경한 대응은 혐오표현을 '범죄화'하는 것이다. '인종차별 철폐 협약'에는 인종에 관련한 혐오표현이 범죄로 명시되어 있고, 유럽 차원에서도 회원국들이 인종 혐오표현을 범죄화하라는 취지의 협약이 채택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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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법 규제에 있어 표현법이 개정된다면 유럽식이 당장 적용할 수 있고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표현자체를 규제 받는다면 소수자, 약자가 강자에게 표현 할 수 있는 규제도 받게 된다. 이런 경우 오히려 약자를 표현하지 못하게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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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개인의 자유영역이 어디까지인가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타인의 자유권도 지켜줘야 한다. 홍성수 선생님은 자유표현에 자유가 있다 하더라고 누구를 혐오하는 것은 자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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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범위에서 이야기를 할 때 분명히 침해라는 사실이 존재한다. 싫은 것을 극단적으로 표현하는 사람과 무관심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것이 표현되어 누군가의 인권이나 생존을 침해 했을 때 자유의 범위가 제제를 가해야하기 때문에 또 다른 법률이 만들어 지고 우리 사회가 필요하다고 느껴 사회적 합의를 이루었을 때 법안이 만들어지고 규제를 하지만 그것이 필요가 없어졌을 때 법률은 폐지가 되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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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도 나중에는 필요하겠지만 일부 자체가 이야기하는 것을 모두가 확대해석 한다는 생각도 든다. 예를 들어 남성 누드모델의 사진이 공개 되었을 때와 여자 누드모델 사진이 공개되었을 때 똑같이 처벌하면 되지 않는가? 이것을 계기로 같은 처벌을 받는다면 다음에는 법 개정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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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 표현 금지법을 정하는데 있어 법은 세세하게 규정을 하지만 혐오표현은 당사자의 의사를 존중하듯 추상성이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실제로 판결에 적용할 때 이 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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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우리가 합의를 이뤄가는 과정보다는 판례를 통해 정해지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오히려 피해를 입증해야 하는 2차 피해가 양산 될 수도 있고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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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맥락 속에서 어떤 기준으로 혐오표현을 할 것인가의 논의는 필요하다. 법이 만약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때 그냥 법을 만드는 게 아니라 혐오라고 표현할 수 있는 기준, 맥락 등이 무엇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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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현상들을 감히 문화라고는 말 할 수 없지만 어떻게 하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공공의 선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지금 필요할지에 대해 끊임없는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법안 발의가 우선인지 아니면 더 많은 표현의 자유를 인정해 서서히 자정작용을 일으키는 게 맞는지도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이미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해결책은 나름대로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들고 시민사회가 서로 견제하고 우리가 끊임없이 질책하는 것을 사회가 알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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