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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정릉도서관 <담담담 토론회> 두번째, 탈 코르셋 운동에 대하여 후기
작성자 정릉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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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릉마을인수다 후기]

담담담토론회 두 번째

사회를 담은 문화를 담은 정릉의 담론 201891310

 

정릉도서관에서는 일상에서의 수다가 공론이 되는 <마을인수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담담토론회는 정릉도서관 독서회가 의제를 발굴하고 주민들과 함께 하는 소규모 토론회(작은마을인수다)로 지난 8, 9[우리사회 혐오문화에 대하여] [탈코르셋 운동에 대하여] 각각 2개의 주제로 진행한 후 그 후기를 공유합니다.

 

도대체 페미니스트다운 외모란 무엇인가? 페미니스트인 여성이 화장하는 것은 옳을까? 페미니스트가 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옳을까? 페미니스트가 내숭을 떨거나 약한 척하는 것은 잘못된 것인가? 페미니스트라면 겨드랑이 털도 내보이고 남성만큼 강력한 힘과 털털한 성품을 보여 주어야하는가? 가부장제 미학에 저항하는 페미니즘 외모 꾸미기 미학은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가? 페미니스트들이 자신의 성별 정치학을 굳건하게 유지하면서 자신의 미적 권리를 온전히 누리는 외모 꾸미기란 가능한 것인가?

 

2018913일 목요일 10시 정릉도서관 두 번째 담담담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오늘도 다양한 독서회와 주민들이 한 자리에 모였고, <논스톱>의 이상림님이 사회를 여성문화이론연구소 편집장 사미숙님이 레퍼런스패널로 참여했습니다.

 

코르셋은 000 이다

#갑갑함, #항아리, #고래뼈, #자유, #소화불량, #구속, #배가리개, #순결지킴이, #중년의 필수 #하기싫다

 

외모로 여성을 평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느껴왔습니다. 어려보이는 외모와 마른 몸이 여성의 미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책에서 말하기를 지금 미의 기준은 절대적인 게 아니고 역사와 시대에 의해 만들어 진 것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성의 지위는 상승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소녀의 이미지와 섹시한 이미지의 여성을 찾는다는 게 오늘날에도 큰 변화가 있어보이지는 않습니다. 남자들은 나이가 들면 중후한 멋이 있다고 하는데 여성은 평생 말라야하고 예뻐야 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우리가 사회의 왜곡된 미의 기준을 정하면서 스스로 내면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가부장제에서 무의식적으로 강요된 여성성, 남성성이 아닌 아름답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가 반영된 주체적인 미의 의식에 대해 탈 코르셋 운동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논스톱> 이지선

남녀의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사회가 가지고 있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이야기 같습니다. 사실 우리가 이렇게 꾸미고 싶다는 것을 봤을 때에는 대부분 서양 사람들의 얼굴을 따라하고 싶어 하는 사대주의 문화도 볼 수 있지만 요즘에는 미디어의 영향이 제일 큽니다. 미디어는 자본의 힘이 있기 때문에 여자들이 화장을 하고 싶다 안하고 싶다를 판단하고 선택하기 전에 너무 많은 자극들이 들어옵니다.”

 

탈 코르셋 운동이 개인생활까지 영향을 주는 거 같습니다. 외국에 살 때에는 염색을 안 하고 사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회였는데 한국에 들어오니 외모에 대해 안 가꾸고 하는 것이 부지런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시선을 주었을 때, 바로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것은 사회전체가 같이 변해야 할 문제도 있습니다.”

 

구조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성 차별적인 요소를 여자들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왜 여자들은 자기 몸을 억압하고 혐오하는 것을 알면서도 받아들이는가에 대한 고민을 먼저 시작해봐야 할 거 같습니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미성숙하거나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받고 불편한 대우를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여자는 여자다워야 한다는 상징적인 이미지를 다르게 보는 노력들이 필요할 거 같습니다. 이런 시선을 조금씩 바꾸는 것이 당장 시작 할 수 있는 작은 시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수세기를 걸쳐 여자들은 불편하다는 자각을 하면서도 거부하지 못하고 있는데 지금 탈 코르셋운동이 확산이 되었는지 왜 지금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지?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레퍼런스패널 사미숙:

여성주의가 더 일찍 시작되었던 해외에서는 코르셋을 억압한다는 개념이 생긴 이후부터 탈 코르셋운동은 계속 있었습니다. 역사적 흐름으로 보자면 아시아에서는 크게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또 벗는 운동도 있지만 저항하기 위해 입는 운동도 있었습니다. 이런 식의 여성의 몸을 규정하고 규제하는 것을 저항하는 운동들은 여러 양상으로 드러나고 있었다. 지금 우리사회에서는 여혐과 마찬가지로 크게 이슈가 되고 있는데, 아마 강남역 살인사건과 여성혐오라는 말이 생기기 시작하였을 때부터 큰 움직임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움직임을 이끈 변화의 주체는 연령대로 보자면 20대가 주축이 되었을 것이고, 학력수준으로 보자면 대졸이상 고학력자로 좁힐 수가 있습니다. 성들의 사회적 위치는 많이 바뀌었습니다. 고학력의 여성들이 남성과 동등하게 직업세계에서도 나란히 할 수 있지만, 노동 현장에서는 사회적 인식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배제 당하면서 학교에서 배운 것과는 괴리가 많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전에는 운동을 하려면 미리 모여 역할을 정하고 몇 번 싸우기도 하면서 친밀감을 형성하려는 노력들이 있지만 금은 SNS에서 역할을 정하면서 시위나 집회가 꾸려집니다. 굳이 친밀감 형성을 안 해도 목적에 동의하는 사람들끼리 모이게 되면서 운동을 하기 좋은 물리적인 조건이 생성됩니다.“

 

내 자녀를 보면 탈코르셋과 페미니스트를 이미 SNS를 통해 자연스럽게 인식변화가 되었다 생각하는데, 남성이 조금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82년생 김지영 영화주인공을 선택한 배우에게 단지 영화주인공이라는 이유만으로 악플을 많이 달고 있습니다.”

 

아직 남성은 적응이 안되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자녀가 몸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시기이고, 요즘은 브래지어를 안 하는 운동도 알고 있습니다. 불편하고 답답한 것이라 이야기를 들었지만 아이가 불편해도 나가서 놀림 받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하고 다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렇지 않은 아빠라 생각했는데 기존의 사고방식대로 말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어떤 것이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옛날 우리 초등학교 시절에는 성숙이 빠른 여자 아이들에게 장난도 치고 가슴을 만지기도 하는 것을 쉽게 볼 수가 있었습니다. 이것이 여자아이들에게 수치심으로 느낄 수 있고 민감한 때라 어떻게 아이에게 대안을 하고 제시를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레퍼런스패널 사미숙:

적응이라는 중요한 단어를 말씀 해 주셨습니다. 적응이라는 것은 서로 다를 때 필요한 것입니다. 차이에 대한 호기심,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는 어설픈 몸짓. 이런 다름에 대해 아무도 이야기 해 주지 않아 그럴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자들은 다름을 확인하는 행위는 하지 않습니다. 남자들 같은 경우 고추라는 이름이 있고 여자들에게는 고추가 없어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런 명칭부터 존재자체를 거부하면서 시작된 거 같습니다. 그렇게 숨기고 베일로 가리고 하니 남자들로써는 더 호기심이 생기고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유치한 행동을 하면서라도 궁금증을 풀거나 차이를 확인하려 했을 것입니다.”

페미니즘적 미용비평은 미용이란 문화적 관습이며 여자에게 피해를 준다고 지적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화두는 여자들이 과연 메이크업을 선택하고 행위 주체성을 표현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미용관습이 여자들에게 어떤 식으로 해를 가하냐는 것이었습니다.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틴트나 팩트, 귀걸이 등 여러 가지 미용관습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조금 걱정스러웠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 문화에서 가장 우선 순위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점점 어려지는 아이돌 그룹들과 그들의 패션 스타일, 화장 기술 같은 것이라는 사실이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시간에 우리나라의 화장품 산업의 발전이 우리 아이들에게, 여성들에게 해악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 있는지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코르셋 문화가 불편한 게 있지만 아이들이 어린나이에 영향을 받고 화장하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고 매체의 많은 노출로 문화폭력을 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연예사업을 주도하는 사람들의 책임이 제일 크다고 생각이 듭니다.”

 

“90년대 아이돌은 옷차림의 구분이 없었고 춤추기에 편한 옷을 착용했는데 지금은 남자아이돌은 큰 차이가 없지만 여자 아이돌은 옷이 짧아지고 몸에 붙고 분명한 차이가 나요. 여성아이돌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팬덤도 형성이 되면서 그런 것을 더 요구하고 상품화되고 아이들을 오히려 이용하지 않나 싶습니다. 심지어 아이들 교복조차도 코르셋에 가깝게 만들고 있습니다.“

 

미성년자들은 보호해야하는 대상인데 소비대상이 되는 게 문제가 되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걸 그룹들을 보면 자극적인 춤과 의상이 정형화 된 느낌이 들어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페미니즘교육이 아이들이 대중 매체 만큼 노출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레퍼런스패널 사미숙:

우리는 억압받는 자 동시에 억압하는 자 인 거 같습니다. 청소년들은 화장도 하고 머리도 하고 싶고 여성성을 드러내고 싶지만 학교에 가는 순간 학생다움을 강요받습니다. 이것은 이중의 억압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하여 무엇을 선택해야하는지의 혼란이 일어나면서 꾸미는 것으로 저항이 일어나게 됩니다. 다른 일탈들도 있지만 외모가 제일 먼저 드러나고 권리가 있는 사람으로의 느낌을 받습니다. 아이의 자유를 무조건 억압하려 하지 말고 내가 자유로운 만큼 아이에게 어느 정도의 자유로움을 주어야 할 거 같습니다. 청소년들을 동등한 대상으로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실천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혁명은 고양이 발걸음처럼

 

작은 움직임이 당장은 사회를 바꾼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나비효과처럼 번지게 된다면 미약하게나 이런 의식들이 퍼져나가고 일상에서 조금씩 변화를 가져다 주게 되지 않을까요? 그게 진짜 혁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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