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태평양 한가운데, 고기압의 영향 아래 바람과 파도가 잔잔한 곳. 배들도 기피하는 이 외딴 바다에 수십 톤의 플라스틱 조각이 수프처럼 둥둥 떠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있을까? 1997년 북태평양을 항해하던 찰스 무어 선장은 우연히 아름다운 수면 아래 플라스틱 조각이 흩뿌려 있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무어 선장에 의해 이제 곧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the Great Pacific Garbage Patch)”라고 이름 붙여질, 지구 상에서 가장 큰 쓰레기장을 발견한 것이다. 이곳에 존재하는 미세 플라스틱의 양은 무게로 따질 때 해양 먹이사슬의 기초를 이루는 동물성 플랑크톤보다 여섯 배나 많았다.
『플라스틱 바다』에서 무어 선장은 자신이 발견한 불길한 내용에 관해, 플라스틱의 숨겨진 속성과 위험한 결말에 관해 상세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유 통에서 병뚜껑, 인간의 피부에 침투할 수 있는 미세 분자에 이르기까지 플라스틱은 오늘날 단지 환경을 더럽히는 물질에 그치지 않고 해양 생물과 그 서식지를 위협하고 있다. 무어 선장의 연구 결과 플라스틱이 바다에 녹아 있는 독성 물질을 흡수하고 있으며 바닷속 물고기들이 플라스틱을 먹잇감으로 오인하여 섭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무어 선장은 바다가 처한 곤경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과학적 신뢰성을 획득하려고 분투했던 여정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바다를 사랑한 한 평범한 시민이 해양 과학자이자 환경 운동가가 되어 전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기까지의 여정이 이 책에 생생히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