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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 없음  : 삶의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기 위해 쓴 것들 표지
제 목 각본 없음 : 삶의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기 위해 쓴 것들
저 자 아비 모건 지음 ; 이유림 옮김
발행처 현암사
발행년도 2024
청구기호 848-모14각
추천년월 2025,01
조회수 91


 

“우리는 모든 것을 잃지는 않았다. 전부는 아니다.”

메릴 스트립, 유진목 시인, 이다혜 기자 추천!
아비 모건은 냉소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예리하고 충만한 정신력으로,
끝없이 가파른 삶의 절벽을 향해 숨 막히는 하이킹을 떠난다. _메릴 스트립

그녀의 이야기는 상황이 가장 어두울 때에도 웃음 짓게 하는 포인트가 있다.
매 순간 극적으로 전개되며 스릴러처럼 밀도 있다. _《더 가디언》

아비 모건의 사랑은 모든 것을 괜찮다고 말해주는 따듯한 입김처럼
절망과 행복이 교차하는 문장들 사이에 촘촘히 놓여 있다. _유진목

우리 삶에 비극이 일어나면, 알게 된다.
불완전한 행복이야말로 현재형의 삶이라는 사실을. _이다혜


가끔 삶이 나도 모르게 쓰인 한 편의 드라마 같을 때가 있다. 때로 드라마가 아니라면 설명하기 힘든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서프러제트〉 〈철의 여인〉 〈더 스플릿〉 〈셰임〉 등의 화제작을 집필하고 에미상을 수상한 극작가 아비 모건의 사랑과 상실에 관한 에세이다. 누구보다 그녀를 사랑하고 지지해 주던 배우자, 제이콥이 어느 날 갑자기 쓰러져 아비 모건에 관한 기억만 잃은 채로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시작된다. 기억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몸도 마음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사람이 된 제이콥. 아비 모건은 그가 제대로 살 수 있다는 희망에 차오르다가도, 때로는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약도 없이 그 옆을 지킨다. 그런 아비 모건을 보면서도 제이콥은 “당신은 아비가 아니야”라고 선언하며 그녀를 무너뜨렸다. 이런 날들 속에서 아비 모건은 자기 연민에 빠져 있기보다 처한 상황들을 매순간 날카롭게 탐구하면서 특유의 강인함과 인내력으로 지나왔다. 그렇게 보낸 3년이라는 시간의 기록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아비 모건은 직업적으로 늘 끝이 분명한 이야기를 좇으며 살아왔지만, 자기 자신의 ‘인생’이라는 작품에서만큼은 주어진 각본이 아닌 스스로 만들어 온 각본을 통해 끝까지 살아남은 주인공이다.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당연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고, 그래서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 것들을 돌아볼 수 있다. 나아가 삶의 불확실성에 직면할 수 있는 의지와 용기를 찾을 수 있다.
하나 감당하기도 힘든 불행한 일들이 연이어 찾아올 때면 ‘왜 하필 나일까’ 싶은 마음에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파도가 다가올 때 그 위로 몸을 실어 해안까지 닿아야 한다는 아비 모건의 말마따나 인생의 여러 재난들이 우리를 덮치려 할 때, 그 속으로 휩쓸리는 대신 위로 올라서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이를 대해야 한다. 어떤 일은 반드시 일어나야만 하는 것이라면 말이다.

이 이야기는 불쌍한 회고록이 아닌
사랑에 관한 것이다


소설 『데미안』에는 “사람은 자신의 세계를 넓혀준 사람을 잊지 못한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누구나 한 명쯤은 그런 존재가 있을 것이다. 혼자서는 막연히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못한 일들을 ‘함께’라는 이름으로 선뜻 도전하게 만들어 준 사람. “세상에는 이렇게 멋진 풍경과 맛있는 음식과 재미있는 일들이 많아“라고 자주 말해준 사람. 아비 모건에게 제이콥이 그랬다. 그녀에게 제이콥은 믿어 의심치 않는 삶의 목적이자 이유였다. 제이콥이 한순간에 모든 걸 다 잃고, 자기 자신만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끝까지 그를 지키려 했던 건 이러한 기억 덕분이었다.
누군가는 그녀를 두고 “어쩌자고 그런 선택을 했어?” 혹은 “감당이 되겠어?”라고 말하며 도무지 이해 안 되는 표정을 지을 수 있다. 하지만 아비 모건은 그녀 앞의 재난이, 서로를 두고 “우리는 행운아야”라고 말하던 그들이 사랑했기에 필연적으로 겪어야만 했던 일임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녀가 지나온 선택들은 너무나 당연하면서도 명확한 것이었다. 아비 모건의 세계를 넓혀준 제이콥, 그리고 어떻게든 그 세계를 지키려했던 아비 모건.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우리 시대에 퇴색되어 가는 사랑의 본질과 가치를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다.

 

출처: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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